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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역

누구나 영화속 주인공 - 화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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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몇 년 적에 방문해 본 적이 있는 화본역.

옛 역사 내의 나무 벤치, 기차표 발매해주시는 작은 창구, 정감 있는 개표구, 기차 들어올 때 나와서 손 흔들며 인사하시는 역장님, 역사와 대각선으로 놓여 있는 급수탑, 객차카페...

정말 작고 소소한 것들이 사람을 잡아 끄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어요.

기차 타러 오는 분들보다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이 더 많은 희한한 곳이었네요.

오래된 것들은 단순한 구닥다리가 아니라, 이렇게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곳이라니!

도시의 크고 화려한 건물이나 불빛은 없어도 한번 가보면 마음의 저 밑바닥에 숨어 있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사람을 놀래키는 그런 곳이었네요.

 

 

산여화근고화본(山如花根故花本), 꽃의 근본 화본.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과 향수의 간이역.

 

눈물 포갠 기다림과 설렘이 흰 겨울 눈꽃에 젖는다는 시인의 속삭임처럼 

여기선 누구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화본역
화본역

 

기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역장님이 나와서 손 흔들며 인사해 주시는 모습이 보이시죠?

저 앞에 보이는 급수탑도 함께요.

뭔가 안 어울리는 듯하지만, 급수탑이 있어야 완벽한 퍼즐이 완성되어 한 장의 그림이 되는 존재감 뿜뿜.

 

화본역 기차들어오는 모습
화본역 기차들어오는 모습

 

 

1. 추억과 영화 속 그 모습 그대로

화본역은 1938년 중앙선의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역이 위치한 화본마을은, 마을 동쪽의 조림산을 '산은 꽃의 뿌리와 같으므로 꽃의 근본이다'는 뜻의 산여화근고화본(山如花根故花本)라고 명명한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이름의 의미를 닮아 화본역은 누리꾼들이 뽑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일 만큼 예쁘고 정감 있는 곳이다.

 

2011년 코레일과 군위군에서 주관한 화본역 그린 스테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옛 화본역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났는데, 급수탑과 더불어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화본역은 1930년대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으로, 관광객이 급증하는 간이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역사 내부의 천장의 그림도 한몫 단단히 제 역할을 하고 있지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화본역 천장그림
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2. 이야기가 넘쳐나는 삼국유사의 고장

 

화본 마을이 이야기의 고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일연스님이 우리나라 옛날이야기의 보고(보고)인 <삼국유사>를 완성한 고장이기 때문이다. 역과 가까운 옛 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는, 영화 속에서나 남아 있던 옛 책걸상과 풍금, 불량 식품을 사 먹던 구멍가게까지 옛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화본 마을 담장에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또 그의 어머니의 아버지가 밤새워 들었을 옛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화본역 벽화마을
화본역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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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다림과 설렘을 담은 급수탑

추억과 상상을 통해 아름답게 꾸며진 급수탑은 화본역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때문에 박해수 시인은 화본역을

'녹물 든 급수탑,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눈물 포갠 기다림, 설렘은 흰 겨울 눈꽃에 젖네'    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기차는 증기기관차였는데, 기차를 달리게 하려면 석탄으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어야 했다고 해요. 그래서 기차역에 급수탑을 세워 증기 기관에 물을 넣어 주었고, 1967년, 디젤 기관차가 들어올 때까지는 기관차에 물을 넣어 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어요.

 

화본역 급수탑 외에도 충남 논산에 있는 연산역 급수탑은 1911년에 지은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이라고 합니다.

돌을 하나하나 쌓아 둥글게 만들었는데, 이는 첨성대를 닮아 있다고...

 

 

흑백사진 속에 짐을 이고 진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께서 기차가 들어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계시네요.

 

옛 화본역과 급수탑
옛 화본역과 급수탑

 

현재 급수탑
현재 급수탑 사진

 

 

급수탑 내부
급수탑 내부

 

급수탑 지킴이
급수탑속 동상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화본역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폐철로 및 간이역 관광자원화 사업대상역으로 선정되어 코레일과 지자체가 함께 옛 역사 재현, 철도관사 복원, 급수탑 리모델링, 객차카페 조성 등을 통해 추억의 공간으로 변신되었어요.

열차 마니아가 선정한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될 정도로 역사와 급수탑 등 예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아담한 역사에서 보이는 간이역 특유의 분위기가 관광객을 사로잡는 역.

간이역 시비 세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세워진 박해수 시인의 시비가 역 광장에 있으며 전국에도 몇 개소 남지 않은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역사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 주어요.

화본역 주변 담벼락에는 삼국유사를 주제로 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어 단순한 볼거리를 뛰어넘어 교육적인 효과를 함께 제공하여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어요.

 

예전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은 이리 유용하게 쓰일 줄 모르고, 메모리의 압박으로 지워졌네요.

봄날에 다시 한번 소풍 가는 마음으로 가보고 싶은 화본역입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꼭 들러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화본 마을 주변에는 조림산, 덕림사, 인각사, 장곡 자연휴양림, 삼존석불, 아미산, 화산 산성 등의 관광지가 있으니 같이 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급수탑 : 물의 공급을 위하여 설치한 탑으로, 탑 아래에 수조를 설치하여 펌프에 의하여 끌어올리고, 탑으로부터는 자연유하에 의해 급수된다.

물탱크에서 기관차 등 직접 급수할 수 없을 때 사용되며, 승강장이나 기타 편리한 곳에 설치한다.

 

 

 

찾아 가시는 길

화본역 주소 :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사진과 글은 국가철도공단과 군위군 자료를 이용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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