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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역

기적 소리, 세상을 깨우다 - 추억의 경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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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린 시절, 경주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항상 가보고 싶은 동경의 장소였던 것 같아요.

신라 천년의 아름다운 유산을 곳곳에 품고 있어서인지, 고즈넉한 한가로움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었나 봐요.

경주하면 연상되는 단어는 단연 수학여행지이고, 또한 예전에는 기차 타고 가는 여행이 너무나 당연했던 것 같은데요.

인기 수학여행지였던 경주에서, 꼭 거치게 되는 필수코스일 수밖에 없었던 경주역은,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역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 것도 일종의 통과의례였던  듯해요.

지금은 워낙 자동차로 이동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지만, 경주역은 여행객들, 학생들, 통근자들에게 정말 사랑받는 장소였고, 폐역이 된 지금도 저처럼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해요.

저도 멀리 여행을 갈 때는 경주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으로 대구로 이동을 하곤 했었거든요.

그만큼 추억이 쌓여 있는 곳이라, 폐역이 된다고 들었을 때 정말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경주역
경주역

 

 

물론 역사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철도 역사의 상징으로 보존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어요.

저는,  자주 이용하고 있지는 못해도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인가 봐요.

갑자기 너무 정감 가는 곳으로 느껴지면서, 발전이라는 이유로든 효율이라는 이유로든 그 어떤 이유로도 없어지지 않고 그냥 존재했으면 하네요. 

 

경주역사
경주역 정문

 

이 흑백의 수학여행 사진 지금 보니 참 새롭고 추억 돋지요.

맞춘 듯한 하얀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로 보이는 흑백의 사진, 어쩌면 모두 하얀색은 아니어도 그냥 하얀색으로 보이는 마법 같은 순간...

 

수학여행사진
수학여행사진

 

 

지금은 정말 빠른 KTX, KTX 산천, KTX 이음, ITX 등 저도 잘 모르는 고속 열차가 쏜살같이 지나가 버려,  기차의 멋진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지요.

하지만 1918년 11월 경주역이 처음으로 영업을 시작할 때는 아마 증기기관차였나 봐요.

우리가 알고 있는 칙칙폭폭 기차요.

철길 너머 높이 약 20m의 급수탑은 약 150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었다고 해요.

당시 철길을 달렸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보급하기 위한 용도로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더 이상 증기기관차는 달리지 않으나, 역에 필요한 음용수 등 모든 물을 저장, 급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하네요.

 

 

급수탑
경주역 급수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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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KTX 산천 궤도이탈로 인해 많은 분들이 놀라는 일이 있었잖아요.

큰 인명피해가 없어서 너무 다행이었지요.

지금이나 그 때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은 다를 바가 없었나 봐요.

급수탑 옆에 있는 석가탑을 닮은 10층 탑은 무사고를 기원하는 탑이라고 해요.

약 7m 높이의 이 탑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신사 참배를 위해 세워진 구조물이었는데,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탑 위에 4층 정방형의 탑 모양을 덧붙여 열차의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무사고 기원탑으로 다시 세워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무사고 기원탑
무사고 기원탑

 

1921년 목조 역사로 지어진 경주역이라고 합니다.

사진이 너무 작아서 조금 아쉽기는 해도 이런 사진이 아직 간직되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1921년 목조역사로 지어진 경주역한국 전통 양식의 옛 경주역
목조 역사의 경주역

 

전통양식의 경주역사 너무 멋지네요.

타임 슬립을 할 수 있다면, 한번 가서 역사 벤치에 앉아 칙칙폭폭 증기기관차가 오가는 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싶어요.

 

 

불국사첨성대
그 시절 불국사와 첨성대

 

 

 

하얀 도포를 입고 갓을 맨 선비들이 첨성대 구경하시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지요.

지금의 모습과 닮은 듯 많이 다른 모습인데, 어느 것 하나 더 좋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애착이 가는 사진들이네요.

지금처럼 카메라로 흔하게 담을 수 없는 사진들이라, 이런 흑백사진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어요.

 

 

단체사진
역무원 단체사진

 

경주역이 영업을 시작한 1918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매년 1월 1일이면 직원들이 단체 사진을 찍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1979년에는 경주역에만 15명의 역무원이 근무했다고 하니, 새해 첫날 사진을 찍어 기념하는 철도인들의 경주역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철도인들의 역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남달랐는데, 실제 경주역은 1979년에 새마을호가 배차되었는데, 1988식 차량이 도입되자마자 바로 그 해 서울 올림픽을 위한 최신형 동차가 배차되었던 역으로 역명 코드도 021, 바로 부산역 다음이었다고 해요.

그 시기 경주역의 규모와 위상을 짐작하실 수 있으실까요?

 

경주역에 정차중인 새마을호열차
경주역 정차중인 새마을호열차

 

 

 

1918년 11월 1일에 운행을 시작하여, 2021년 12월 28일에 폐역이 되고, 이제는 철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존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긴 세월 동안 경주 시민과 경주로 오는 관광객들의 발이 되어준 기차와 경주역을 많이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아요.

경주역을 대신하여 신경주역이 아주 훌륭하게 그 역할을 해낼 것이지만, 그래도 전통과 역사가 함께 하는 경주역은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틀림없지요.

운행을 멈춘 경주역은 이제 더욱 추억의 장소로 철도 역사의 상징으로 경주시민들에게, 혹은 옛 시절 수학여행 온 이들에게, 한 번이라도 경주역을 이용했던 이들에게, 가슴속 깊이 기억되리라 생각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국가철도공단 자료를 이용하여 작성되었음을 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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