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월 대보름에 약밥을 만들어 먹고 싶었는데, 이제야 만들게 되었어요.
원래부터 찹쌀밥이나 찹쌀로 만든 음식을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서, 약밥도 정말 좋아하는 간식 내지는 식사 대용인데요.
약밥을 처음 보고, 알게 된 것이 친구 집에서였어요.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커다란 스댕(스텐) 그릇에 한 그릇 약밥을 담아 놓고 같이 나눠 먹는 거예요.
아마 그때 약밥을 처음 먹어 봤던 것 같아요.
시커먼(?) 색의 밥을 주면서, 간장과 설탕을 넣어서 만든다는데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약밥은 또 먹어 보니 너무 맛나더라고요. ㅎ
'왜 우리 엄마는 약밥을 안 만들어 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감질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어릴 때의 추억은 참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미소 지어지기도 하는 순간들이에요.
아이들 있으신 분은, 어릴 적 어머니가 지어 주신, 맛있는 시꺼먼 약밥의 추억을 만들어 주시면, 어느덧 성장하고 나서 문득 하나의 연결 고리, 혹은 정서적 교감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처럼요.
그 이후로 제가 만들어서 어머니께 드리는 약밥이 되었네요.
재료 찹쌀 800g, 대추 20개 정도, 땅콩, 호두, 밤, 건포도
흑설탕 160g, 간장 5-6T, 대추 우린 물 5컵(800ml), 꿀 1T, 계피 가루 1/2T, 참기름 1T+1T,
* 미리 분량의 찹쌀을 4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두었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사진이 없답니다.
찹쌀을 4-5시간 충분히 불려 주시면 찰지고 잘 퍼진 약밥을 만들 수 있어요.
1. 대추를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대추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돌려 깎기 해서 물에 불려 주었어요.
크기가 작아도 상태가 좋은 것은 돌려 깎기 해서, 대추씨는 대추 우리는 물(5컵 정도)에 넣어 주고, 나머지는 4 -5 등분 정도로 잘라준다.
밤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준다.
2. 건포도는 통으로 넣거나 절반 정도 크기로 잘라서 준비해둔다.
호두는 수입산이라 겉면에 불순물이 많아, 잘라서 뜨거운 물에 데치고 프라이팬에 다시 볶아주었어요.
3. 견과류를 준비해둔다.
집에 있는 견과류를 넣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4. 분량의 흑설탕을 넣고 간장, 계핏가루, 꿀을 넣어 준다.
5. 참기름을 넣은 다음, 대추 우린 물을 넣고 한소끔 끓여서, 조금 식혀둔다.
6. 불린 찹쌀에 식혀둔 대추 우린 물을 부어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담가 두면, 찹쌀에 색도 배이고 간도 들어가서 더 좋더라고요.(담가 두었다가 밥 하기 전에 한 번만 휘저어 주시면, 가라앉은 물과 윗물이 섞여서 색이 잘 배여요)
약밥 물은 불린 찹쌀 넣고 견과류 넣은 다음, 견과류에 물이 절반쯤 잠길 정도로 부어 주었어요.
취사를 눌러 밥을 한 다음, 한번 견과류와 찹쌀을 휙 섞어주고, 참기름을 1스푼을 둘러서 섞어준다.
7. 뜨거우니 한 김 나가고 나면, 식힐 보관통 내부에 약간의 참기름을 발라 주세요.(나중에 약밥이 보관통과 잘 떨어져요)
보관통에 담고 난 뒤, 건조해지지 않도록 위면에도 약간의 참기름을 발라주세요.
약밥이 식어서 굳으면, 조심히 꺼내어 참기름을 바른 칼(붓으로 살짝만 발라서)로 썰어 주셔도 되고, 편한 방법으로 드시면 될 것 같아요.
8.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담아준다.
9. 커피보다는 생강차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같이 준비해 보았어요.
많이 달지는 않게 했는데, 더 달게 만드시고 싶으신 분은 설탕을 30-50g 정도 더 넣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조상님들이 음력 1월(정월달)에 만들어 드신 것 같아, 저도 음력 2월이 오기 전에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앞으로 한 동안 간식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고요.
밥 없을 때나, 바쁠 때 꺼내 먹으면 편리하고 영양이 풍부한 것이 약밥, 약식인 것 같아요.
찹쌀 조금과 견과류 몇 가지 있으시면 한번 만들어 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간장과 설탕이 들어가는 이상한 약밥의 어릴 적 추억 생각하며, 즐겁게 만들어 보았네요.
오늘도 방문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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