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시금치와 당근을 가져와서 보니, 김밥이 먹고 싶어졌어요.
경주의 윗시장 안에 가면 우엉조림을 큰 통에 엄청 쌓아놓고 우엉 김밥을 파시는데요.
여느 김밥 골목처럼 여러 가게가 저마다의 김밥이 맛나다고 자랑하신답니다.
예전에는 우엉이 비싸지 않아서 김밥 1인분을 사도 우엉을 옆에 잔뜩 넣어주셨어요. 지금은....
그런데, 시장 안의 우엉조림들은 하나같이 비주얼이 비슷한데요, 뭔가 도라지청 같은 약간의 투명감도 있으면서, 차분히 담겨 있는 조림이 아니라, 꼿꼿한 느낌이에요.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만들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아마 물엿의 양이 엄청나게 들어가지 않을까 하고 추측을 해봅니다.
나도 꼭 그런 꼿꼿한 우엉조림을 만들어 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시작해도, 항상 당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게 되어 그런 우엉조림을 만들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오늘도 시작은 그런 마음인데, 결과는 차분한 우엉조림입니다. ㅎㅎ
우엉조림
우엉 (굵기 가는 것) 1단(5대 정도)
다시물 1컵
시판 간장 2T
맛간장(집에서 여러 가지 채소 넣어 다린 간장) 3T
맛술 2T
흑설탕 2T
매설청 2T
물엿 3T (마지막에)
참기름 1T (마지막에)
김밥 재료(6줄)
우엉조림, 시금치, 당근, 계란(6개), 크레미, 어묵
우엉조림 만드는 방법
1. 굵은 우엉은 심이 있으니, 양은 조금 작아도 굵기가 가는 우엉이 좋은 것 같아요.
우엉을 씻어 칼등으로 긁어내고, 길게 썰어 식초물에 20-30분 정도 담근다.
우엉 길이를 반으로 자르고, 폭을 반으로 자른 뒤, 길게 잘라주었어요.
(우엉을 채썰어 만들게 되면, 윗시장에서 만든 비주얼이 나오지 않기도 하고, 저는 우엉조림이 긴 것이 김밥 말기에 더 좋더라구요.)
2. 우엉을 담그는 동안, 분량의 양념을 섞어서 바글바글 끓여 주어요.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아준다. (물을 끓여서 식초를 넣고 데쳐주셔도 되어요)
4. 숨이 죽은 우엉을 바글바글 끓인 양념간장에 넣어서 졸여준다.
5. 간장 양념이 골고루 배이도록 저어 주고, 양념장이 거의 졸여졌을 때, 물엿을 넣어 윤기를 더해준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준다.
김밥 말기
1. 시금치를 데쳐서 무치고, 당근은 깨끗이 씻고 손질하여 채 썰어 기름 두르고 볶아준다.
2. 계란 6알을 풀어서 소금 간하고, 지단을 붙여준다.
3. 어묵은 황성 5일장에서 갓 튀겨진 것을 사 와서, 따로 조리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였어요.
4. 크레미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어요.
5. 모든 김밥 재료가 준비되면, 구워지지 않은 김밥 김은 약불로 살짝 팬에 구워준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둘러 밑간을 하여둔다.
6. 김밥을 말아주고, 김밥에 참기름을 발라준다.
요즘은 김밥에 밥을 적게 넣는 것이 유행인 듯하지만, 저는 밥을 적게 넣은 김밥을 좋아하지는 않는답니다.
채소도 좋아하지만, 밥을 적게 먹으면 달달한 후식을 더 많이 먹게 되더라구요.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면 차라리 밥으로 먹는 것이 더 낫다라고...
학교 시절 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아니, 밥을 배부르려고 먹는데, 왜 밥 먹고 나서 배부르다고 난리야"
그 친구의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입니다.
오늘은 맛난 김밥으로 하루를 행복하게 보냈답니다.
맛있는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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