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2/7일 많은 눈이 와야 하는 날(대설)에 뭔가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길을 나섰습니다.
겨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 아침 10시쯤에 도착하니, 자동차가 5-6대 정도 주차해 있네요.
습관처럼 마음이 복잡하고 머리가 정리가 안 될 때는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저에게는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아무리 힘든 시기도 3번 정도 석굴암 가는 길을 오르내리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더라구요.
석굴암 가는 길은 제가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은 곳이라, 더 정감이 가는 곳인가 봐요.
오늘처럼 대설이었을까요, 경주는 눈이 자주 오지 않는 지역인데도, 때마침 눈이 많이 왔었어요.
눈이 와서 신이 난 아이를 데리고 오신 어떤 아빠가, 아이를 태워준 비닐 포대 썰매를 저에게 주셨는데요.
저도 그 비닐 포대를 가지고 아이에게 눈썰매를 태워주었거든요.
참 재미있고 신나게 놀았었던 아련한 추억이 있어서인지, 너무나 포근한 대설에 약간의 실망을 했네요. ㅎ
하지만, 이런 멋진 길을 걸을 수 있음에 늘 감사하지요.
불국사 후문 쪽에 주차하고 걸으면서 사진이 왠지 다른 곳인양 낯설어 보이네요.
오늘은 불국사는 그저 스쳐 지나가기로 하고 곧장 석굴암 가는 길을 오릅니다.
봄인 듯 푸릇푸릇한 나무가 계절을 잊게 만들어요.
떨어진 낙엽이 없으면 초겨울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아요.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아직 붉은 색감으로 방문객의 눈길을 끌어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참 듣기 좋아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건 정말 행운임이 분명합니다.
석굴암 가는 길 하면 떠오르는 아름드리 드리워진 소나무는 언제 봐도 힐링이지요.
하늘과 낙엽과 소나무의 어우러짐이 너무 멋지지 않나요!
물기 없는 빛바랜 단풍도 가까이서 보면 저만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요.
푸르른 소나무가 붉은 단풍과 미모 경쟁을 하는 듯합니다. 저는 둘 다 이쁘네요.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가야겠지요.
제가 들은 바로는 저렇게 한줄기에서 여러 단으로 이어지는 물이 복을 가져다준다고 하던데요.
그래서인지 제가 가본 사찰에서는 음용수를 항상 저렇게 받아서 마시게끔 되어 있더라고요.
저도 복 받기 위해서 한 모금 마시니 차갑지 않고 시원하네요.
매번 갈 때마다 감탄하며 바라보게 되는 소나무들입니다.
저기 나무 사이로 불국 대종각이 보이네요.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해 있어요.
원래 계획은 석굴암에 들어갔다 오는 것이었는데요, 가는 도중에 다른 일이 생겨서 못 가게 되었네요.
아쉽지만 1/1일을 기약하며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길에 너무 이뻐서 또 한 장
저는 힐링의 시간이었고, 감사의 시간이었어요.
올라가는 길보다는 내려오는 길이 늘 마음이 더 가벼워요.
석굴암 가는 길은 앞으로도 자주 블로그에 올리게 될 것 같아요.
못 가면 그리움이 쌓이는 길이라, 가게 되면 매번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석굴암 가는 길이었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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