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문호반 벚꽃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지난 주말 경주 벚꽃길은 나들이객으로 많이 붐볐을 텐데요.
평소에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길을 벚꽃 시즌에는 30-40분 걸려도 못 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고, 경주 시민들은 거의 도보로 움직이시는 경우도 많고요.
이번 주까지는 보문호반길 벚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이즈음의 날씨는 일교차가 커서 낮에는 나른하면서 덥고 밤에는 바람이 불고 추워요.
특히나 보문호반길은 보문호 바람이 불어서 봄나들이 복장으로 야경 보시면 감기 걸릴 수도 있어요.
톡톡한 외투 입고 얇은 스카프보다는 두꺼운 숄이나 따뜻한 목도리가 더 좋구요.
봄날 이렇게 화사한 벚꽃송이들과 두꺼운 숄은 뭔가 이율배반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벚꽃 야경 보실 때는 꼭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검푸른 밤하늘과 대비되는 하얀 벚꽃송이가 왜 이리 이쁜지요.
꽃송이들이 서로 미모를 자랑하는 것처럼, 앞으로 튀어나오는데도 공간이 모자라는 듯해 보이네요.
밤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하얀 벚꽃송이들이 팝콘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같아요.
벚꽃가지 드리워진 보문호수와 가로등이 밤 정취를 물씬 풍겨 주어 한참을 바라보았답니다.
가까이서 찍어본 벚꽃잎들이 너무 리얼해서 페이크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의 느낌인가요?
공간이 복잡할 정도로 이리 많이 피어 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밤 풍경이라 보는 내내 감탄했어요.
아스라이 검은 배경을 뒤로하고, 만개한 화사한 벚꽃이 한 장의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아요.
벚꽃송이가 밤하늘에 박힌 벚꽃별 같기도 하고요.
오래된 수령에도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이런 장관을 선물해 주니 참 감사한 일이에요.
같은 장소에 서서 불빛이 바뀔 때마다 사진을 찍어 보았어요.
때론 따스한 느낌의 노랑으로, 푸른색으로, 화려한 분홍과 보라로, 다시 본연의 하얀(연분홍) 색상으로...
화려한 불빛의 벚꽃도 예쁘지만, 본래의 하얀 색상이 제일 맘에 들어요.
화려한 빛의 파노라마가 보는 이의 눈을 벚꽃이 아닌 불빛으로 집중시키더라고요.
벚꽃은, 벚꽃이 지닌 그 색상이 가장 벚꽃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잠시 인생의 봄날을 경험하고 온 듯한 벚꽃 야경이었는데요.
벚꽃이 너무 아름다워 바람 부는 보문호반길을 한참을 걸었답니다.
출발하기 전에 망설였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낮과는 또 다른 밤의 벚꽃길.
올해 아직 벚꽃 야경 못 보신 분들은 천천히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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