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월 8일 부처님 오신 날이 바로 내일이네요.
코로나 19가 시작되기 몇 해 전 부처님 오신 날에, 겸사겸사 친구와 함께 서출지 바람 쐬러 갔다가 무량사에 들러 감사하게도 점심밥을 먹게 된 적이 있었어요.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도, 무량사에 오신 여러 신도분들, 방문객들과 함께 먹었던 경험이 너무 기억에 남아 있어요.
벽으로 조그맣게 난 창문 열어 놓아 들어오는 바람과, 초록 초록한 싱그러운 나무들 보면서 먹었던 비빔밥 한 그릇이 뇌리에 남아 부처님 오신 날만 되면 생각이 나더라고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 햇살, 나무들 보는 뷰는 시각적으로 최고였는데, 거기에 정성스러운 나물 비빔밥도 미각, 시각, 후각 등의 모든 감각을 움직였던 것 같아요.
올해도 그 생각이 나서 5월의 서출지도 보고 무량사도 들러 보았어요.
계절의 여왕 5월의 서출지는 내리쬐는 햇살은 아랑곳없이 참으로 싱그러워 보이네요.
화가 모네가 수련을 그릴 때, 시간의 변화에 따라 빛의 양에 따른 명암을 표현하기 위해, 똑같은 그림을 시간대를 달리해서 반복적으로 그렸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시간의 변화는 몇 분 정도이지만 거리에 따라 달라 보이는 모습을 담고 싶어 자꾸 사진을 찍게 되는 것 같아요.
이요당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무량사입니다.
보통 사찰에 가게 되면 볼 수 있는 전통 나무문의 질감과 무쇠 장식 고리도 멋스럽지요.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 쪽마루에 앉아 나눠 주신 떡도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래된 기억의 미화일 수도 있지만, 쪽마루에서 다리 흔들면서 떡 먹었던 기억은 어린 시절의 행복함과 닮아 있는 듯해요.
대나무를 걸쳐 놓기도 했고, 아무도 없는 사찰에 혼자 들어가 보기는 그래서 밖에서만 몇 장을 사진을 찍어 보았답니다.
서출지, 이요당, 무량사만 보기에는 아쉬워서 남산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요.
기와집과 시골의 논밭 풍경, 깔끔히 정돈된 마을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참 좋답니다.
통일전 앞의 주차장 옆에 보면 등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그곳 벤치에서 앉으면 등나무 꽃이 덩굴에 매달려 있어서 참 이쁜데요.
남산동 걷다 보면 조그마한 공터(?)처럼 보이는 곳에 이렇게 멋진 등나무 꽃이 드리워져 있어요.
등나무꽃 사이로 무지개처럼(오른쪽) 빛이 들어와서 마치 정원 같은 느낌이 들어요.
라일락꽃 같은 모양과 색상인데, 엉킨 덩굴 아래에 앉으면 연보라의 등나무 꽃이 너무 이쁘고 그늘져서 시원하더라고요.
서출지 앞에 소나무(통일전 안에 있는 소나무동산 같기도 하네요)와 통일전 전면의 대로변에 은행나무 가로수길, 이요당을 담벼락에 그린 벽화 그림입니다.
등나무 꽃이 라일락과 생김새와 색감이 비슷한데, 이 불두화도 수국과 정말 모양이 비슷해요.
수국은 비교적 나지막한 식물인데, 이 불두화나무는 크기가 커서 담벼락을 넘어서는 높이랍니다.
이 불두화는 부처님 오신 날 무렵에 이렇게 환하게 피어난다고 해요.
이렇게 풍성하고 탐스런 송이를 가진 백색의 꽃이, 부처님 머리 모양과 닮아서 불두화라고 한대요.
가까이에서 향을 맡아도 아무런 향이 나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아 사찰에 많이 심어져 있다고 하네요.
지나가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지는 아름다운 꽃인데요.
사찰 건물이나 기와 담장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다시 걸어 나오는 길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하늘에 닿으려고 해요.
산림환경연구원 앞쪽으로 나 있는 나무 데크 산책길에서 초록의 싱그러운 자연에 반해 한 장 찍어 보았는데요.
자연은 늘 마음의 평온과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이네요.
푸른 하늘, 짙푸른 초록의 나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 가끔씩 부는 한 줄기 바람으로 힐링하고 온 듯합니다.
방문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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