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월 중순에 벌써 30도가 넘는 더위로 냉면, 쫄면 등 시원하고 새콤 매콤한 음식들 많이 드실 텐데요.
1981년부터 영업을 해 왔다고 하는 건천의 감로당에서 쫄면을 먹어보았습니다.
경주 시내에 있는 명동 쫄면은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사실 쫄면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건천 감로당 방문은 처음이었답니다.
마침 지나가는 길이라 오후 1시경에 방문하니 계속 손님들이 오셔서 좌석을 채우시더라고요.
비빔쫄면은 필수, 온쫄면과 냉쫄면 중에 엄청 고민하다 온쫄면을 주문했는데, 다른 손님들께서 주로 냉쫄면을 주문하셔서 시원한 냉쫄면의 맛이 궁금하긴 했답니다.
하지만, 온쫄면 주문에 후회는 하지 않을 정도로 좋았어요.
주문하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음식을 내어주셨어요.
간판과 건물이 워낙 낡아서 진짜 영업을 하는지 살짝 의심이...
왜 그런지 몰라도 TV에서 보던 전당포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쫄면류는 모두 6천 원이고, 어묵과 간장은 주방 앞에 세팅되어 있어서 어묵 그릇에 셀프로 가져다 드실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어요.
건천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너무나 익숙하게, 쫄면 기다리면서 직접 어묵을 가져다 드시더라고요.
쫄면의 면은 요즘처럼 가는 면이 아닌 굵은 면발이었고, 양은 1인분으로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적당한 양이었어요.
비빔쫄면은 굵은 면에 채 썬 양배추, 오이와, 조미 김가루, 양념장이 올려져 있는 비주얼이었고, 따끈한 국물이 함께 나오더라고요.
온쫄면은 면과 오이채, 김가루, 유부, 양념 소스가 따뜻한 육수에 말아져 제공되었어요.
면을 가위로 자르고, 양념이 부족한 듯하여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양념장을 추가하여 비벼 보았답니다.
양념소스가 많이 새콤하거나 매콤하지는 않았고,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해서 좋았는데, 끝 맛이 특유의 마늘(?) 아린 맛이 살짝 느껴지는 듯했어요.
한 입 먹을 때마다 계속 그 맛이 느껴졌는데, 어쩌면 마늘의 맛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제가 볼 때는 맞지 않을까 해요.
진한 갈색의 따뜻한 국물이 매콤한 비빔 쫄면의 맛을 씻어주는 듯하고, 맛도 진하더라고요.
저에게는 (지인은 모르겠다고 하는데) 특유의 마늘 아린 맛만 빼면, 인위적이지 않은 양념장이 깔끔한 느낌이라 맛있었어요.
온쫄면을 찍은 사진이 흔들려서 남은 사진이 2장뿐이어서 아쉬운데요.
핫하게 뜨거운 국물이 아닌 말 그대로 따뜻한 육수이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속이 편안하고 시원해지는 온쫄면이었어요.
온쫄면과 유부를 같이 먹으니 씹히는 식감도 있고, 신선한 오이채도 좋았고요.
무엇보다 따뜻한 국물과 조화가 괜찮았는데, 비빔냉면, 비빔쫄면만 주문하는 저도 '음, 괜찮다'라고!
쫄면은 잘 삶아서 비벼 헹구는 과정이 상당히 귀찮은데, 면발이 탱글탱글하네요.
다른 수식어 필요 없이 '맛있다'를 표현하는 사진이 아닐까 해요.
배가 고파서 더 맛나게 먹었을 수도 있지만, 부끄러울 정도로 깔끔하게 그릇을 비워 버렸네요.
나오면서, 선풍기 옆에 쪼롬이 놓인 방앗간에서 짠(?) 참기름병이 정겹네요.
장식장 앞에 있는 식탁 위의 사탕은 나갈 때 입가심으로 한 개 먹으니, 달달함이 매운맛을 중화시켜 주네요.
밥 먹자마자 달달한 후식 찾는 저 같은 사람에게 딱 좋은 사탕 한 알. ㅎ
먹을 때는 맛나게 먹었는데, 추가 양념장과 진한 국물의 간이 있어서인지 물을 찾게 되더라고요.
다음에 또 방문하면 냉쫄면도 주문해 보고 싶어요.
더워지는 요즘 입맛 없으신 분들이나, 새콤 매콤한 비빔쫄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도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건천이 지리적으로 경주 시내와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인데, 대릉원점 감로당도 있으니 한번 방문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방문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 건천 감로당 ☎ (054)751-1770 휴무 : 월요일 주소 : 경주시 건천읍 건천리 내서로 1128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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