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멋/곳

경주 옥룡암 - 진한 여운이 함께 하는 산책길

300x250

 

 

안녕하세요.

 

예년 같으면 꽁꽁 싸매고 따뜻한 아랫목을 그리워할 소설(小雪) 전날.

마치 눈 녹은 봄날 같은 느낌으로 경주 옥룡암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경주는 몇십 년을 살았어도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몰랐던 보물 같은 장소가 나타나곤 하네요.

유난히 햇살이 아름다운 올해는, 가을을 길게 즐길 수 있는 행운의 해인 것 같기도 해요.

초가을 일교차가 비교적 커서인지 단풍도 울긋불긋 곱고요.

 

옥룡암 가는 길 초입에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천천히 걸어가는 길 참 깨끗하더라고요.

 

 

옥룡암 가는 초입
옥룡암 가는 길

 

긴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듯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풍광을 더해주네요.

참으로 운치 있고 멋진 모습입니다.

 

소나무가 함께 하는 풍경
소나무가 함께 하는 풍경

 

 

정겨운 흙담길
흙담길 따라

 

기와를 얹은 흙담길은 마주한 단풍과 함께 걷는 이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네요.

 

단풍이 아름다운 돌담길
단풍이 아름다운 흙담길

 

비가  오면 단풍잎이 조금 더 늦게 떨어지려나요.

건조한 날씨에 단풍잎이 온전히 물들기도 전에, 약간은 바랜 색감으로 떨어져 개울을 한가득 메우고 있어요.

 

 

늦가을 단풍
늦가을 단풍

 

별이 떨어져 개울을 메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개울 깊은 곳에서부터 물 위에 떨어진 단풍잎까지 층층이 깊이감을 주는 별 단풍잎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애정 하는 별 단풍잎이에요.

 

별이 떨어진 개울
단풍별이 떨어진 개울

 

 

푸르른 소나무와 붉은 단풍의 어우러짐
푸르른 소나무와 붉은 단풍의 어우러짐

 

자연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공존이라는 단어인데요.

특히나 가을에 단풍나무를 보노라면, 한 그루의 나무 안에 초록 초록한 잎부터, 노오란, 주황의, 다홍의, 붉은, 검붉은, 색 바랜 혹은 그 색상들 사이 어딘가에 있을 법한 특정하기 어려운 색감까지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존
공존

 

 

옥룡암 입구
옥룡암 입구

 

11월 초였다면 더욱 감탄을 자아내었을 수도 있지만, 부는 바람에 떨어져 버린 낙엽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더라고요.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 이 순간 이 자리가 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순간이니까요.

 

햇살이 함께 하는 옥룡암
햇살이 내리쬐는 옥룡암

 

 

단풍이불
단풍 이불 덮은...

 

올해는 희한하게도, 바람 또한 매섭지 않아 낙엽이 떨어진 그 자리에 머물러, 소복소복 쌓인 눈처럼 포근히 땅을 덮어주고 있는 느낌이 드네요.

별 모양의 단풍잎이 켜켜이 쌓인 대웅전 앞의 소담스러운 모습입니다.

 

 

대웅전 한켠에서
대웅전 한켠에서

 

 

한폭의 그림을 마주하고
고즈넉한 산사

 

 

대웅전 단청
대웅전 단청

 

눈부신 가을
눈부신 가을 느낌

 

 

자연과 건축의 조화
자연과 건축의 어울림

 

쉬어가는 벤치
벤치에서 즐기는 가을

 

 

주차하고 천천히 걸어도 5분 내외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옥룡암인데요.

짧은 산책길이라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눈길 닿는 곳마다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풍나무들, 단풍잎들, 소나무들, 그리고 암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답니다.

사실,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왔더라면 가을 가을 하는 단풍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요.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지금도, 아는 사람만 아는 단풍 명소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입동이 지난지도 한참 전이라, 늦가을이라고 말하기 어색하지만 아직은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진한 여운이 남는 단풍 산책길이었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진 용량을 줄여 올리게 되어, 단풍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였으나 실제로는 훨씬 선명하고 아름다운 단풍이었다는 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반응형